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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정간보
2021
싱글채널영상, 사운드
6분 30초

<이 작품은 영상이지만 저작권 보호를 위하여 스틸컷 이미지로 대체함>

                                              신분정간보, 동영상 스틸컷

                                   

<여민락>은 유가철학을 통치 근본 사상으로 삼은 조선시대 초기 세종대왕의 통치철학을 담은 음악일 것이다. 무릇 군주는 만백성을 포용해야 하므로, <여민락>의 “민”(民)은 조선의 만백성을 일컬을 것으로 믿는다. 실제 현실에서는 반상(班常)과 양천(良賤)이 있었다 해도 유가철학에 입각한 통치이념을 표현한 <여민락>에는 그런 인식이 내포되어 있지 않았으리라.

<여민락> 음악을 듣고, 정간보를 보면서, “민”(民)“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조선시대 반상제도가 갑오개혁에 의해 폐지된 이후, 일제 강점기, 미군정기, 한국전쟁 등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민”(民)“은 누구이며, 어떤 존재들을 가리키는 것인가. 그리고 그들의 정체성 은 무엇인가? 광화문 한복판에 자리잡은 세종대왕은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수년전 우리나라 현대사의 전환점이었던 그 시기에 광화문 세종대왕 광장에 모이곤 했던 그들은 누구인가? <여민락>의 “민”(民)의 후손인가 아니면, 유가철학에 입각한 군주의 통치 대상들 혹은 소외된 존재들의 후손인가? 혹은 반상과 양천을 이은, 근대사의 혼란 속에 정체성을 잃은 그들인가.
수년전 그 어느 날 밤,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광화문 세종대왕과 군중을 찍은 영상 풋티지(footage)가 <여민락>전으로 소환되면서, 오랫동안 역사 아카이브에 천적하며 궁구해온 “민”(民)에 대한 상념을 다시 되새겨 본다. 그리고 “민”(民)을 구분했던 잊혀져가는 단어들 이미지로 시각적인 임의의 정간보를 만들어 본다. 양천제와 반상제로 분류되고 지칭되었던 “민”(民)을 가리키는 한자 단어들을 <여민락> 정간보에 합성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 스타일간2에 의탁하여, 임의의 추상적인 이미지를 생성한다. 머신러닝 알고리즘 ”잠재공간“(latent space) 임의성에서 비롯한 추상적인 영상 이미지들을 통하여, 알 수 없는 과거의 “민”(民)의 처지들을 상상할 수 있는 인식의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이 있어서이다. 그리고, 이른바 <신분정간보>라고 그 추상적 공간을 지칭해본다. (2021.8.19. 작가노트, 심철웅)